Go Back

AI 미학과 새로운 시각예술 정책 / 백승국

프랑스 리모주대학교에서 기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인하대학교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백승국 교수는 인문학적 기호학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융합한 인터랙티브 콘텐츠 기획 전문가이다. 그는 인류의 시각 예술 감상 방식이 창작자의 의도를 좇는 도상해석학에서 벗어나 감상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는 수용미학으로 진화했음을 설명하며, 인간과 기술이 융합하는 새로운 'AI 디지털 미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나아가 인공지능 시대의 지속 가능한 시각 예술 생태계 구축을 위해 관람자의 주체적 해석을 돕는 수용미학 교육 프로그램 도입, 인간과 AI의 협업을 지원하는 융합 창작 펀드 조성, 그리고 투명한 AI 생성 작품 인증 및 평가 기준 마련이라는 세 가지 핵심 정책 방향을 제안한다. 단지 AI 창작의 환경을 절대조건으로만 간주할 것이 아니라, 이와 맞물린 교육과 정책, 생태계 구축 방향성을 위한 인식을 함께 짚어 보기에 시의적절한 전망을 제시해 주고 있다. 백서제작을 진행하며 새미나 주최측과 저자의 허락을 얻어 프리즘랩에 싣는다.

DATE PUBLISHED

SPEAKER

CATEGORIES

1. 도상해석학과 시각 기호학

  프랑스 라스코 동굴에는 호모 사피엔스가 그린 2천여 점의 동물 그림이 있다. 600점의 그림과 채색하지 않은 1,500점의 선각(Gravure)으로 채워져 있다. 라스코 동굴의 이미지는 사냥하면서 마주친 동물들을 그린 인류 최초의 예술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종족의 생존을 위한 사냥에서 마주친 들소, 사슴, 말, 염소, 곰, 새 등의 모습을 그대로 모방하여 그린 이미지들이다. 라스코 동굴 벽화는 인류 문화예술사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무엇보다도 선사시대부터 인류가 미학적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즉 종족의 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그린 호모 사피엔스의 동물 이미지는 인류의 미학적 활동을 의미한다. 이미지는 인류가 걸어온 흔적을 기록하고 있고, 인간만의 차별화된 상징 기호를 사용했다는 증거이다. 예컨대 한국의 반구천 암각화가 2025년 파리 유네스코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6천 년 전 신석기 시대의 호모 사피엔스가 바위에 312점의 그림을 남긴 인류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특히 고래 사냥을 묘사하는 탁월한 관찰력과 독특한 구도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술 작품은 인간의 상징적 활동을 시각적으로 모사하거나 재현한 것이다. 이러한 예술 작품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관점이 미학적 활동이다. 어쩌면 인류의 문화예술사는 기록의 연속으로 만들어진 상징적 흔적의 기억이다. 호모 사피엔스의 동굴 벽화와 반구천의 암각화처럼 인류는 전쟁, 사건, 자연재해, 인물, 풍경 등과 연관된 에피소드를 시각적 이미지로 재현하며 기록의 문명사를 만들어 왔다. 

동굴 벽화에서 시작된 미학과 기록의 문화예술사는 20세기 초까지 도상해석학의 감상 기법을 요구하는 토대가 되었다. 시각 이미지를 창작하는 창작자가 의도적으로 배치한 도상과 상징의 의미를 해석하는 미학적 활동에 집중했다. 도상해석학 기반으로 예술사를 바라본 에르빈 파노프스키(Erwin Panofsky)의《시각예술의 의미》(2012)는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도상과 상징의 의미를 탐색하는 접근 방법이다. 도상해석학 기반의 미학은 창작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수용하는 수동적인 감상 비평이었다. 

에르빈 파노프스키의 《시각예술의 의미》는 미술을 단순한 형태와 양식의 분석을 넘어, 당대의 철학과 문화가 반영된 '인문학적 텍스트'로 격상시킨 기념비적 저서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술사적 의의는 작품의 표면적 이미지를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이면에 숨겨진 시대정신과 상징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읽어내는 '도상해석학(Iconology)'의 방법론을 확립했다는 데 있다.

파노프스키는 작품을 제대로 해석하기 위해 기초적인 시각 요소를 파악하는 '전도상학적 기술', 문헌과 관습을 바탕으로 주제를 식별하는 '도상학적 분석', 그리고 당대의 지성사와 철학적 배경을 종합하여 작품의 심층적 의미와 상징을 밝혀내는 '도상해석학적 해석'이라는 3단계 접근법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중세 고딕 건축이나 르네상스 회화가 스콜라 철학, 신플라톤주의 등 당시의 복잡한 사유와 어떻게 결합하여 시각화되었는지를 증명하며, 미술사학이 인류의 지적 발자취를 탐구하는 엄연한 인문학임을 명쾌하게 논증한다.


도상해석학의 감상자는 그림 속에 배치된 형체, 색, 구도, 인물, 숫자, 동작, 표정, 사물 등의 시각적 사실을 도상적 관점으로 관찰한다. 다음 단계는 작품에서 무엇이 묘사되었는지, 도상적 묘사를 넘어서 그것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분석한다. 작품의 주제, 등장인물의 정체, 신화, 성서, 역사적 기록의 상징적 의미가 무엇인지 탐색한다. 마지막으로 작품이 생산된 역사, 사상, 정치, 종교 등의 맥락적 정보를 읽어낸다. 미술사에서 파노프스키(Panofsky)의 3단계 감상 기법은 주류 방법론의 하나로 많은 미술사 논문과 비평에 활용되었다. 

1930년에서 1980년까지 도상해석학의 전성기라고 볼 수 있다. 1980년대 이후 미술사에서 도상해석학의 관점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장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도상의 개념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팝아트, 초현실주의 작품들이 등장했다. 작가의 작품 의도가 무엇인지, 맥락적 정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석하기 어려운 장르들이다. 포스트모던, 시각문화 연구, 문화연구, 기호학(semiotics) 등이 도상해석학의 부족한 방법론을 대체하였다. 오늘날에도 도상해석학은 유효한 분석 도구이지만, 시각 문화학과 기호학의 관점이 병행하고 있다. 

수동적인 감상 비평을 요구한 도상해석학의 관점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1980년대 등장한 수용미학이다. 시각 이미지의 의미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감상자의 경험과 지식에 따라 자유롭게 의미가 부여될 수 있다는 논리다. 작가의 독트린과 이데올로기에 벗어나 사용자의 관점에서 콘텐츠를 자유롭게 감상하자는 주장이다. 시각 예술 혹은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하고 즐기는 수용 방식에는 수용미학의 관점이 절대적이다. 


2. 구조주의 시대의 수용미학

 기호학 이론의 초석을 설계한 소쉬르는 기호 체계를 구조 속의 관계로 규정했다. 기호와 기호의 관계 속에서 소통과 의미가 생성되고, 사회 시스템이 작동한다는 관념이다. 기호 체계 기반의 구조주의 관점은 문학, 인류학, 심리학, 미학, 건축 등 다양한 학문에 영향을 주었다. 특히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미학적 비평에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작품이 작가의 주관적 표현과 감정의 창작물이 아니라, 일정한 규칙과 패턴이 작동하는 구조적 체계의 미학적 결과물이다.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작가가 일 방향으로 전달하는 작품의 메시지를 수용하던 독자의 관점을 전환하는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다. 즉 작가의 생애사와 작품의 연관성 등 작가의 삶과 작품의 에피소드 등의 맥락적 정보들로 인상주의 비평을 시도하는 비평 관점을 거부하고, 작품 자체의 객관적 분석과 해석을 통한 미학적 감흥을 제안한 것이다. 

구조주의 미학의 핵심은 작품의 표층 구조와 심층 구조로 이원화해 접근한다는 것이다. 작품의 감각적 요소를 지각하고, 심층 구조에 숨겨진 작품의 의미를 해석하는 방법이다. 수용미학의 관점은 1970년대 구조주의 시대에 태동했다. 프랑스 구조주의 시대의 비평가 겸 기호학자인 롤랑 바르트가 《텍스트의 즐거움》(1973)에서, 작가는 죽었으며 텍스트에 의미를 부여하는 즐거움은 전적으로 독자에게 있다고 선언하면서 수용미학이 시작되었다. 

구조주의 수용미학을 선도한 롤랑 바르트의 이론에 영향을 받은 독일 콘스탄츠 대학교의 볼프강 이저(Wolfgang Iser) 교수는 《수용미학의 이론》(1976)에서 수용미학의 원칙을 제안한다. 그는 텍스트에 의미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고 전제한다. 그리고 독자가 의미를 채우는 활동, 즉 의미의 공백을 채우는 독서 행위가 수용미학의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예컨대 별자리를 보면서 어떤 독자는 쟁기의 이미지를 연상하고 또 다른 독자는 국자의 이미지를 연상할 수 있다. 독자의 경험, 지식, 정보 등의 개인적 맥락에 따라 미적 감흥의 의미 작용이 각기 달리 작동한다는 것이다. 독자의 시점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해석하는 비평적 관점의 중요성을 제안했다. 

수용미학의 미학적 활동과 미적 가치를 실현하는 구체적인 방안은 학제적 관점의 실천이다. 수용미학 관점에서 작품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방안은 학제적 차원에서 다음과 같이 접근할 수 있다. 

첫째, 수용미학은 작품에 관한 고정된 의미 해석보다는 다양한 의미 해석을 지향한다. 예술 작품의 의미가 미확정성을 지닌다고 보며 완결된 의미가 아닌 해석의 여백을 독자에게 남긴다. 해석의 여백은 독자의 지식, 정보, 경험 등을 기반으로 스스로 채워 가는 미적 체험이다. 

둘째, 수용미학이 추구하는 미적 가치는 단순히 개인적 감상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역사적 맥락 속에서 변화한다고 간주한다. 작품 해석에 사회적 현상과 역사적 맥락이 개입한다는 것이다. 작품의 미적 가치와 의미가 시대와 사회 구성원의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는 관점이다.

셋째, 수용미학은 작품을 대하는 독자의 기대 지평과 작품이 제시하는 의미 사이의 상호작용을 작동시킨다. 작품이 생성하는 메시지와 의미가 독자의 기대 지평과 일치하지 않는 순간 새로운 의미 작용이 발생하면서 미적 감흥을 체험하게 된다. 

결국 수용미학은 작품의 의미와 감상자의 기대 지평의 불일치로 형성되는 새로운 의미와 해석의 다양성, 그리고 사회적·역사적 맥락의 틀 속에서 이루어지는 미적 체험이다. 미적 가치는 고정된 속성이 아니라, 감상자의 경험과 해석을 통해 끊임없이 재구성되고 확장되는 열린 의미로 간주된다. 시각 기호학 관점에서 시각 예술의 감상은 도상과 상징의 시각 기호를 해체하여 함축적 의미를 추적하는 감상 기법이다. 작품 속에 배치된 시각 기호를 지각하는 순간에 연상하는 의미를 인지하는 미학적 체험이 중요하다. 

예컨대 2025년 11월 DDP에서 전시한 거리 예술가 바스키아(Basquiat)의 작품은 도상보다는 상징 기호의 해석을 요구하는 전시이다. 바스키아는 자신만의 독특한 상징 기호를 감상자들이 해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바스키아의 상징 기호인 왕관은 흑인 예술가, 운동선수를 지칭하고, 문자 기호 석유, 비누, 소, 설탕 공장 등의 카피는 자본주의와 흑인 노동의 착취를 상징한다는 의미를 사전에 인지해야 작품 감상이 가능하다. 분명한 것은 작품 감상에서 바스키아의 맥락 정보인 사생활의 정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감상자가 작품에 배치된 시각 기호의 상징적 의미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분류하면서 작품의 미학적 감흥을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쩌면 바스키아는 거리의 기호학자일 것이다. 감상자 역시 시각 기호의 상징적 의미를 탐색하고 추적하는 의미 작용(semiosis)의 수용미학을 실천하고 있다.


3. AI 디지털 미학

  AI 디지털 미학은 AI 디지털 미디어 기술과 예술의 융합으로 생성되는 미학적 가치와 비평의 심미안을 실천하는 영역이다. AI 디지털 미디어 기술 기반으로 조성되는 가상과 현실의 디지털 환경에서 예술의 새로운 미적 가치를 체험하고 비평하는 개념이다.

AI 기술은 콘텐츠를 감상하고 수용하는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각 중심의 콘텐츠 감상에서 오감이 작동하는 공감각적 체험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공감각적 체험 중심의 미학적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비판적 관점을 요구하고 있다.

예컨대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의 인터랙티브 전시관에서는 관람객의 오감을 자극하는 공감각적 체험을 구성하고 있다. 고야(Goya)의 작품 <귀머거리의 집>(1905)에 배치된 나무, 풀, 꽃 등을 터치하면 향이 분비되어 작품에 몰입하는 효과를 유도하는 전시이다. 고야가 왕실 화가를 그만두고 거주한 집주변의 풍경을 상상하게 만드는 공감각적 체험을 제안하고 있다. 

2024년 암스테르담의 현대미술관(Moco)은 뱅크시의 작품 전시와 함께 미디어 아트로 공감각적 체험을 제안하였다. 구름, 나무, 물, 꽃, 바위 등의 소재로 재현한 미디어 아트의 작품성을 힐링의 효과로 전환 시키고 있다. 특히 폭력, 전쟁, 인종, 자본, 환경 등의 사회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뱅크시 작품의 의미를 강화하는 콜라보 전시이다. 

무엇보다도 AI 디지털 미학은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의 미학적 가치와 평가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1940년 기술 복제 시대에 예술 작품의 아우라를 걱정했던 벤야민(Benjamin)의 미학적 담론은 진부한 개념일 뿐이다. 미술사에 남을 명화를 남긴 화가들의 붓 터치와 소재를 학습한 알고리즘을 장착한 달리(Dall-E) 미드저니(Midjourney), 나노 바나나 프로 등의 AI 창작 도구가 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독특한 작품을 창작하고 있다. 미술사의 경향을 파악하고, 그림들의 다양한 화풍과 분위기를 학습한 알고리즘이 감상자가 원하는 이미지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있다.

프랑스 예술 그룹 오비어스(Obvious)가 14세기에서 20세기까지 그려진 초상화 1만 5,000여 개를 AI가 학습해‘에드몽 벨라미의 초상(Edmond de Belamy)’이라는 작품을 완성해 2018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5억에 낙찰되어 AI 제작에 관한 관심을 유발했다. 

5억에 낙찰된 초상화의 미적 가치를 평가하는 관람객의 이분법적 관점이 흥미롭다. AI 예술의 미적 가치를 거부하는 감상자는 17세기 화가의 화풍을 모방한 독창성이 부족한 작품으로 평가한다. 반면에 초상화를 AI가 제작했다는 정보를 주지 않고 객관적으로 작품을 평가한다면 독창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감상자의 관점도 있다. 

또한 2024년에는 AI 로봇 화가 아이다가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리는 앤런 튜링(Alain Turing)의 초상화를 그려, 소더비 경매에서 18억에 낙찰하는 기록을 세웠다. AI 알고리즘과 로봇 팔을 활용해 제작한 초상화이다. AI 창작 도구와 로봇이 생성한 작품에 미학적 가치를 인정하는 실증 사례들이다. AI 작품이 인간 예술과 유사한 미적 감흥을 생성하고, 미학적 가치와 상업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받은 실증 사례들이다. 

AI 예술은 기존의 예술 문법을 따르지 않고, 인간의 물리적 한계와 예술적 사고를 넘어서는 독창적 스타일을 만들고 있다. 이는 기존의 미학적 가치와 예술적 관점을 재고하는 새로운 기준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분명한 것은 AI 예술의 미학적 가치와 의미 부여는 인간의 감상 기법과 해석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AI 기술이 창작의 주체가 될 수는 있어도, 작품 소비의 주체는 될 수가 없다. 더 나아가 작품의 미학적 가치와 의미 부여는 인간 고유의 미학적 활동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철학자 하이데거의 주장처럼 AI 디지털 미학은 우리의 실존과 존재가 무엇인지 사색하는 일상의 철학적 담론이다. 인간과 기술이 융합하는 새로운 예술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미적 경험을 공유하는 공진화의 시대에 필요한 담론이다.

결국 AI 디지털 미학은 인간 예술과 AI 예술의 융합으로 새로운 미래 예술을 지향하는 관점이다. 또한 인간 예술의 미학적 가치와 미적 감흥을 감상하고 평가하는 방법론을 탐색하는 개념이다. 기술적 완성도의 아름다움보다는 인간의 존재와 실존에 관한 미학적 경험의 비판적 사고를 실천하는 담론이다. AI 기술로 제작한 작품을 식별하고 다양하게 평가하는 역량을 습득해야 한다. 즉 미적 가치와 의미를 정교하게 계산한 AI 기술의 조종(Manipulation)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비평하고 창작하는 심미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4.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시각 예술 정책 

인공지능 시대의 디지털 이미지가 시각 예술의 생산, 유통, 감상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감상자는 더 이상 작품을 받아들이는 존재가 아니라 의미를 생성하고 확장하는 주체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각 예술 정책은 창작자 중심에서 수용자·참여자 중심, 그리고 AI 창작 생태계 기반 구축이라는 방향으로의 재설계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3가지 시각 예술 정책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관람자를 의미 생성의 주체로 전환 시키는 수용미학의 분석과 비평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각 기호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방법론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작품의 정답을 찾는 감상이 아닌, 감상자가 스스로 해석을 구성하고 타인의 관점과 교차시키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참여형 미술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 

둘째, 예술 생산 방식 역시 인간 중심에서 AI와의 공동 창작 구조로 확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AI 기반 시각 예술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융합 창작 펀드를 조성하여 작가·개발자·기술자 간 협업을 촉진하고 새로운 예술 장르와 산업 생태계를 형성해야 한다. 

셋째, AI 생성 예술품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AI 작품 인증 및 평가 기준 마련은 시장의 신뢰와 창작 윤리를 확립하는 필수 과제다. 생성 방식, 수정 비율, 데이터 출처 등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인증함으로써 AI 시각 예술의 가치와 법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결국 이 세 가지 정책은 예술을 감상·창작·검증을 새롭게 혁신하며, 미래 시각 예술 환경을 지속 가능한 <AI 시각 예술 생태계>로 구축하는 핵심 전략으로 설정해야 한다.

<참고문헌>

김상철(2024). 『볼프강 이저의 인문학 수용미학 톺아보기』. 루미너리북스.
김전희(2021). 인공지능 그림의 예술성. 《미학예술학연구》, 63, 168∼197쪽.
롤랑 바르트(2022). 《텍스트의 즐거움》. 김희영 옮김. 동문선.
백승국(2025), 《인공지능과 인터랙티브 콘텐츠》. 백승국. 커뮤니케이션북스.
에르빈 파노프스키(2013). 《시각예술의 의미》. 임산 옮김. 한길사.


Comments

No comments yet. Be the first!

More articles you'll like

Connect with Us

강의, 미디어 설치, 음악(음향) 디자인, 원고를 통해 PrismLab의 통찰이 필요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자유롭게 제안 주세요.

Please feel free to inquire about projects that require Prism Lab's expertise, including media installation, exhibition planning, and critical discourse.

© 2026 Prism Lab - All rights reserved

·

Made with

by Hyun Myung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