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Back

미술시장 리빌딩과 K-art 국제화 전략 / 조명계

전 소더비 부사장이자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를 역임한 조명계 경영학박사는 현재 대한민국 미술시장이 소규모 내수 시장의 한계와 행정 주도형 행사 남발로 인해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고 진단하며, 단순한 예산 지원을 넘어선 근본적인 산업 생태계 리빌딩을 촉구한다. 그는 서구 중심의 권력 체계인 국제 미술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장 구조의 맹목적인 모방을 멈추고, K-art의 본질이자 핵심인 '손흥민형 아티스트'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세계 무대로 진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평론과 교육 시스템을 실무 중심으로 개편하고 거점형 미술회관을 구축해야 하며, 이해관계가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 글로벌 행사 경험이 풍부한 부산이 K-art의 새로운 허브로 도약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국가 단위의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커버사진: 《올해의 작가상 2026》 전현선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DATE PUBLISHED

SPEAKER

CATEGORIES

대한민국 미술시장 리빌딩과 K-art 국제화 전략

<키워드: 미술시장 개념 재정의, K-art본질은 아티스트, 평론의 활성화>

Ⅰ. 서론: 미술시장 정책의 현주소

미술행사의 과잉공급

  1. 전국 지자체가 지역문화활성화 명목으로 미술 관련 행사를 매년 복수로 개최 중이다.

  2. 중복된 비엔날레·트리엔날레·아트페어로 행사 간 특성이 사라지고 ‘행사=성과’ 논리가 굳어졌다.

  3. 문화예술예산 상당 부분이 단기행사성 집행으로 소모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대한민국은 ‘문화강국’ 기치 아래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미술행사, 아트페어, 비엔날레, 페스티벌을 열어왔다. 그러나 그 결과는 시장 성장이나 국제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수십 개의 아트페어와 비엔날레, 수백 개의 지역 행사가 존재하지만, 미술시장 매출·아티스트 소득·갤러리 생존율은 정체 혹은 하락세다. 행정 중심의 지원정책은 실질적 시장 자립으로 연결되지 않았으며, 재정지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산업적 자립이 아닌 행정적 성과주의로 귀결되고 있다.

Ⅱ. 현황 분석

시장규모의 구조적 한계

  1. 대한민국 미술시장 규모는 약 5,000억~7,000억 원(2024년 기준)으로 GDP 대비 0.02% 내외이다.

  2. 내수 중심 거래 구조와 제한된 컬렉터층으로 인해 매출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

  3. 해외시장 진출 전략과 투자 인프라가 부족하다.

한국 미술시장은 세계 미술시장의 1%에도 못 미치는 소규모 시장이다. 미국·영국·중국 등 3대 시장이 전체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한국은 0.6~0.8% 수준에 불과하다.


행정주도형 구조의 문제

정책은 여전히 ‘지원 중심’에 머물고, 투자–유통–평가–교육이 선순환하는 자생적 생태계는 미흡하다. 그럼에도 작은 시장에서 ‘큰 물고기(Big Artist, Big Event)’를 만들려는 탁상공론적 정책이 난무한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이벤트 중심 행정은 예술인과 기관 모두에 피로감을 주고 있다. 학계는 이론적 논의에 치중하며 유통·거래·세제·금융 등 실질적 문제에 대한 접근이 부족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한정된 예산을 성과 중심의 프로그램 생산에 소모하고 있다.

Ⅲ. 근본적 원인 진단

행사 남발, 매출 정체, 정책 피로감, 시장 왜곡 등은 구조적 시장 한계와 행정 중심 문화정책에서 비롯된다. 이는 중앙부처의 책임이 크다.

대한민국 미술시장의 구조적 착시
작은 시장에서 큰 매출을 기대하는 것은 모순이다. 공급(아티스트·전시·행사)은 과잉이나, 수요(컬렉터·구매력·투자자)는 미약하여 시장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Ⅳ. 정부 및 지자체의 인식 전환 필요

한국 미술시장은 여전히 ‘문화행정의 확장판’에 머물러 있으며, 경제시장으로서의 구조를 확보하지 못했다. 예술행정 중심의 ‘지원’에서 예술산업 중심의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
미술품 거래 투명성, 컬렉터 육성 및 세제혜택, 미술금융과 신탁제도 활성화, 국제 네트워크 확충은 매년 반복 논의되는 과제이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이제는 단순한 예산 증액이 아니라 K-art형 시장구조의 근본적 리빌딩이 필요하다.


Ⅴ. 미술시장 개념의 재정의와 K-art의 방향성

미술시장은 한국 고유의 시장이 아니라 런던과 뉴욕 중심의 서구 미술경제체계이다. 서구 미학의 언어로 정의된 ‘그들만의 리그’로, 이를 사대주의로 볼 것이 아니라 지속될 국제 불평등 구조로 인식해야 한다.

  1. K-art의 본질은 시장 구조가 아니라 ‘사람’, 즉 아티스트에 있다. 서구 시스템 모방보다 인간 중심의 예술정신 회복이 필요하다. 프리즈(Frieze)의 서울 진출이 시장 성장의 지표가 될 수 없으며, 그것은 서구 자본의 확장일 뿐이다. 국내 미술계의 과제는 해외 페어 유치가 아니라 국내 생태계의 구조적 리빌딩이다.

  2. 무라카미 다카시, 쿠사마 야요이, 이우환, 서도호 등은 모두 영미권에서 경쟁력으로 성공했다. 그들의 성취는 정부 지원이 아닌 개인의 역량과 국제 네트워크의 결과이며, 그들의 모국은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했다.

  3. 대한민국 미술은 여전히 단색화 중심 담론에 머물러 있다. 이를 국제화의 성과로 자족하는 것은 오류다.

  4. 한국 미술은 서구 미술사의 중심이 될 수 없지만, 그 언어를 이해하고 넘어설 때 K-art의 고유 가치가 생긴다.

  5. 폐쇄적 국제 미술시장 구조를 그대로 모방할 수 없으며, 독자적 K-art 전략이 필요하다.


Ⅵ. K-art의 전략과 조건

  1. K-art는 세대 단위의 국가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음악이 감정으로 국경을 넘는 K-pop과 달리 미술은 언어·자본·문화가 결합된 복합시장이다. 국제 미술시장은 문화 영역이 아닌 서구 중심 권력경제체계이므로, 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세계시장 진출’을 논의하는 것은 공허하다.

  2. 핵심은 아티스트 중심 전략이다. 국제시장에서 통할 작가를 육성해야 하며, 국내 스타 양성보다 글로벌 무대 진출이 우선이다. 해외 미술계가 보는 것은 학벌이 아니라 작품 언어·시장성·문화적 독창성이다.

  3. 평론과 교육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 한국에는 시장을 견인할 평론이 부재하고 언론은 사건보도에 머문다. 학문과 시장의 괴리를 해소하고 실무 중심 교육으로 전환해야 하며, 서울이 아닌 부산 언론부터 평론을 다루는 문화가 확산되어야 한다.

  4. 미술관 생태 재편이 필요하다. 해외 유명미술관 분관 유치는 예산 낭비를 초래하므로, 상설전·거래·교육이 결합된 ‘거점형 미술회관(Regional Art Hall)’ 구축이 바람직하다.

Ⅶ. 결론

K-art의 성공은 ‘손흥민형 아티스트’를 얼마나 배출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 명의 아티스트가 국가 문화 브랜드를 이끌 수 있으며, 이는 문화행정이 아닌 전략산업의 문제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국제 무대 진출 작가를 선발·육성·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아티스트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세계 무대로 보내는 것이 K-art의 시작이다.”

미술시장은 이제 ‘행사 중심’에서 ‘시장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예산 재분배가 아니라 **미술시장 생태계의 구조적 리빌딩(Rebuilding)**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시장 또한 아티스트 지원 및 선발이 주된 목표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부산이 K-art의 허브 도시로 도약해야 한다. 부산은 국제영화제·원아시아페스티벌 등 글로벌 경험이 풍부하다. 서울은 이해관계가 복잡해 리빌딩이 어렵지만,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부산이 K-art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Comments

No comments yet. Be the first!

More articles you'll like

Connect with Us

강의, 미디어 설치, 음악(음향) 디자인, 원고를 통해 PrismLab의 통찰이 필요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자유롭게 제안 주세요.

Please feel free to inquire about projects that require Prism Lab's expertise, including media installation, exhibition planning, and critical discourse.

© 2026 Prism Lab - All rights reserved

·

Made with

by Hyun Myung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