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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 예술 플랫폼 백서 제작

본 백서는 프리즘랩(PRISMLAB)이 아트랩아인(ARTLABAIN)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전체적 구성을 기획·제작한 결과물입니다. 2026년 3월 도쿄에서 열린 국제 세미나 〈미래세대 예술 플랫폼과 시각예술 생태계의 전환〉에서 나누었던 시각예술 현장의 몇가지 담론을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작동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로 구체화하기 위해 작성 되었습니다. 본 백서는 그동안 교육·창작·네트워크·비즈니스로 파편화되어 있던 시각예술 생태계의 칸막이를 허물고, 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미래세대 예술 플랫폼’의 개념 프레임워크를 정립했습니다. 나아가 한·일 양국의 작가·교육자·정책가·갤러리스트의 목소리를 담은 1차 사료적 진단과 함께, 일회성 메가 이벤트를 넘어 부산–후쿠오카 마이크로 온라인 비엔날레로 시작해 아시아 해항도시로 확장되는 3단계 실전 로드맵을 도출해 내었습니다. 현황의 제기를 너머 실질적인 실행으로 나아가는 프리즘랩의 이번 백서 전문과 구체적인 파일럿 실행안을 이번 아티클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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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ARTLABAIN(아트랩아인)은 도쿄에서 국제 세미나 「미래세대 예술 플랫폼과 시각예술 생태계의 전환」을 열었다. 작가·교육자·정책가·갤러리스트가 한자리에 모여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디로 가야 하는가? 를 이야기하는 자리였다고 할 수 있다. 이 백서는 그 자리에서 오간 진단과 비전을, 책상 위 선언으로 남겨두지 않고 실제로 돌아가는 기획으로 옮기기 위해 쓰였다.

출발점이 되는 생각은 사실 단순하다. 시각예술의 네 영역 — 교육·창작·네트워크·비즈니스 — 은 원래 따로 노는 부문이 아니라, 영양과 에너지가 도는 하나의 살아 있는 생태계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교육은 학교에, 창작은 작업실에, 네트워크는 대형 비엔날레에, 비즈니스는 상업 갤러리에 각각 갇혀 있다. 한쪽에서 만들어진 가치가 다른 쪽으로 흐르지 못하고 끊겨있다. 이 백서는 그 끊긴 회로를 다시 잇는 ‘미래세대 예술 플랫폼’을 그리고, 그 첫 실행체로 부산에서 출발하는 작은 마이크로 온라인 비엔날레 를 제안한다.

첫 짝 도시로는 후쿠오카를 든다. 다만 후쿠오카는 확정된 종착지라기 보다 가장 빠르게 작동시킬 수 있는 예시이다. 같은 작동 원리는 다른 일본 도시로, 나아가 아시아의 또 다른 해항도시로 얼마든지 옮겨 갈 수 있다. 이 백서가 부산–후쿠오카를 거듭 호명하는 것은 그 짝이 유일해서가 아니라, 이미 검증된 신뢰망 위에서 가장 먼저 한 바퀴를 돌려 보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방법은 메가 이벤트의 반대편에 있다. 수십억 원의 예산이 몇 주 만에 증발하는 거대 행사가 아니라, 작아도 단단하게 한 바퀴씩 굴러가는 3단계 중장기 로드맵이다. 첫째는 0–6개월의 작은 순환 1주기 파일럿, 둘째는 6–18개월의 연중 플랫폼화와 한일 교차 정례화, 셋째는 18개월 이후 격년제 청소년 비엔날레의 정식 출범이다.


왜 생태계인가 -
문제의 구조와 제안의 목적

▍ 전시 중심 구조가 남긴 것

지난 수십 년 동안 시각예술은 ‘전시’와 ‘이벤트’를 중심으로 굴러왔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지원도 대부분 일회성 프로젝트와 단기 보조금에 머문다. 행사가 끝나면 그 자리에 쌓인 경험과 관계, 작품은 다음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흩어진다. 작가가 천천히 자라날 토양도, 그 성장이 산업으로 연결될 통로도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는다.

미래세대를 향한 예술은 사정이 더 어렵다. 청소년·유소년 대상 프로그램은 ‘잠깐 보고 가는 감상 체험’이거나 ‘입시를 위한 기능 훈련’으로 좁아진다. 창조적 인재가 자라나는 생태적 기반으로는 거의 작동하지 못한다. 아이들은 예술을 ‘나와는 상관없는, 잘하는 사람들의 영역’으로 일찌감치 밀어내 버린다.

문제의 뿌리는 분절(分節)이다. 미술교육, 예술창작, 서로를 잇는 네트워크,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탱하는 비즈니스 — 이 넷은 본래 하나의 흐름 속에서 주고받아야 한다. 그러나 제도와 현장에서는 교육은 학교와 학원에, 창작은 작가의 고립된 작업실에, 네트워크는 엘리트 중심의 메가 이벤트와 국가 주도 비엔날레에, 비즈니스는 상업 갤러리라는 칸막이 안에 각각 갇혀 있다. 이 칸막이를 넘으려면 네 영역을 관통하는 새로운 언어가 필요하고, 그 언어 위에 ‘전시 중심’이 아니라 ‘생태계형 플랫폼’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세워야 한다.

▍ 정책과 현장의 어긋난 박자 — 도쿄 세미나의 진단

2026년 도쿄 세미나에서 한·일 양국의 작가·교육자·정책가·갤러리스트가 한자리에 모여 가장 뚜렷하게 확인한 문제는, 거시 정책의 시계와 현장의 템포가 끊임없이 어긋난다는 점이었다. 다마미술대학 에무라 교수는 정책 기관들이 미디어 아트나 첨단 콘텐츠에는 큰 예산을 쏟지만, 정작 그 안을 채울 ‘콘텐츠의 알맹이’까지는 세심하게 설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교육·예술·문화의 경계는 칼로 자른 선이 아니라 색이 서서히 번지는 그라데이션(gradation)인데도, 제도는 그 위에 자의적인 칸막이를 긋는다는 것이다.

해법의 실마리 역시 현장의 목소리에서 나왔다. 주일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에서 오랫동안 한일 문화행정을 다뤄 온 최병미 기획조정부장은, 한국 문화산업 성공의 비결을 묻는 일본 측에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답한다고 했다. 정확히는, 봉준호나 K-팝처럼 민간에서 큰 성취가 먼저 일어나면 정책은 그 흐름을 재빨리 포착해 아래에서 받쳐 줄 뿐이라는 뜻이다.

정책은 나가타초(정치인들의 밀실) 안에서만 결정되어서는 됩니다. 오늘 자리처럼 현장 스피커들의 목소리를 모아 사회적 가치로 환산해야 제대로 정책이 만들어집니다.   — 최병미, 세미나 종합토론

이 백서는 바로 그 현장의 목소리를 사회적 가치로 환산하는 작업의 결과물이다. 그래서 3부에는 발제자들의 발언을 요약 없이 자료로 온전히 실어, 정책과 현장 사이의 빈틈을 메우는 1차 사료(史料)로 남겨 둔다.


▍ 이 백서의 목적과 범위

백서는 청소년 비엔날레를 하나의 행사가 아니라 미래세대 기반의 예술 플랫폼 모델로 다시 정의한다. 그리고 그 플랫폼을 통해 시각예술 생태계가 어떻게 넓어지고 바뀔 수 있는지를, 실제로 해 볼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내린다. 구체적으로 하려는 일은 다음과 같다.

— 청소년 비엔날레의 개념을 단순 전시 행사에서 미래세대 예술 플랫폼으로 확장한다.

— 교육·정책·산업·시장을 유기적으로 잇는 생태계 전환의 방향을 하나의 개념 프레임워크로 정립한다.

— 대학·현장 작가·공공기관·갤러리 사이의 협력을 실질적인 연계 모델로 설계한다.

— 부산–후쿠오카에서 아시아 해항도시로 뻗어 가는 동아시아 예술 네트워크의 확장 경로를 그린다.

— 이 모든 논의를 지금 착수 가능한 파일럿(부록)으로 환원해, ‘선언’을 ‘실행’으로 잇는다.

그 첫 단계로, 다음 장에서는 네 영역을 한 문법 안에 묶어 줄 개념의 틀부터 세운다. 실행 모델은 그러한 개념 영역 위에서만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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